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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시리즈물

by IX. 2008/07/25 11:24:15

며칠전 디아블로3의 트레일러가 공개되었죠.
아.. 쩐다...그생각밖에 안듭니다.
당연하죠. 얘네가 이걸 몇년이나 만들었는데..

외국은 이처럼 시리즈물이 많지요. 파판은 벌써 13편이 나오려해요.
그 중간에 X2같은 외전격의 작품도 많았으니까, 실제로는 20편정도 될지도 몰라요
물론 이름만 갖다 썼다고는 해도, RPG라는 게 같지요.
기본근간은.. 변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안그렇습니다
시리즈물을 꼽아봐도... 리니지가 2편을 만들고, 라그나로크가 2편을 만들고..
으..음...음 떠오르지 않아요. 누군가 대신 생각해 봐 줘요.3편 이상 나온 작품.

저는 딱 떠오르는 게 없네요. 왜 한국은 시리즈를 안만들까.
개발역사가 짧기 때문일까요... 1세대 개발자들은 50을 바라보는 분도 계실텐데
어째 그건 아닌거 같지요.

원래 시리즈물이란게 전작의 흥행없이는 제작이 어렵다는 맹점이 있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도 지나치게 없는것 같아요..
국내산 게임중에서도 분명 흥행작은 많고...
다음작품을 할 돈은 충분할텐데.

여기 답을 마련했습니다.
복잡한 문제가 섞여있어요..

원래 오락개발자라는 사람들은 꿈을 먹고 사는 경우가 많아요.
그들이 원하는 건 돈보단 꿈. 즉, 자신이 생각하는 게임이 세상에 나오길 원하죠.

파판매니아가 업계에 입문했다면 분명 파판의 아류를 만들고 싶어할 겁니다.
'아, 나도 이런 게임을 만들고 싶다' 같은 기분이죠...
 유저일땐 받아들이기만 할 수 있었던 일방통행이 아니라,
이젠 오락개발자가 되었으니 손이 닿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파판을 만들기 위해선 수백억원대의 자금과, 수백명의 인력이 필요해요.
다 아는 사실이잖아요. 그런 프로젝트를 굴릴만한 능력이 있는 회사는 얼마 되지 않아요.

그런데... 무시합니다... 일단 입신에 승진을 거쳐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 이젠 신의 권력이
내 손에 들어온거죠. 내가 빌로퍼고, 코지마가 된 거예요.
뭘 하겠습니까. 파판 만들어야죠. 10명 좀 넘는 인원(그것도 저임금의 하급노동력)과
투자받은 10억가지고..

누가 봐도 무리한 계획으로 회사를 설득시킵니다.
우리의 계획은 이렇게 장대하고 감동적입니다.라고 꿀을 바르고, 회사는 그 말을 믿고
프로젝트를 맡깁니다만..여기서 두번째 문제가 발생했지요.

누가봐도 안되잖습니까. 그건..수백명이 한일을 수십명이 대처한다는거요..
게다가 파판만든 그 수백명은 대부분 전문인력일텐데,
이쪽 인원은 학원 갓졸업한 초보인력이 절반일테니까 더더욱 전투력 하강.

당연히 기획은 축소되고 -> 기획안이 변경되면 여러작업을 뒤엎고 ->
하지만 마감은 다가오니 -> 작업자들은 일단 구색맞추기에 바쁘고 ->
이렇게 클베를 하면 -> 게임이 잘 될리가 없지요..

이같은 굴레가 2000년대 초반 대부분의 게임제작사들 사정이지요..
아직도 정신못차리고 10년째 와우스케일 기획해대는 분도 봤습니다.... 딱합니다..참..
회사 여럿 말아먹고 지금은 어디서 뭘 하시는진 모르겠어요..